요한일서 4:16
톨스토이의 민화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하나님께서 천사 미가엘에게 맡긴 세 가지 질문이 소개됩니다. 미가엘은 소박한 삶에 담긴 깊은 종교철학적 과제를 풀어가면서 천사의 인생체험을 이어갑니다.
그 세가지 질문은 이렇습니다. 첫째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첫째, 사람의 내부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악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마음에 자리한 ‘악한 모습’을 자신의 의지로 극복할 능력은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갈등과 고뇌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끼니를 잇기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우려는 시몬 내외를 만나면서 미가엘은 ‘사람의 내부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기적같은 은혜입니다. 태어날 때 부터 갖고 있는 타락성, 스스로의 의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악한 마음으로 영혼은 끊임없는 나락으로 빠져드는데, 하나님께서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람에게는 미래를 아는 능력이 허락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느 날 구두가게에 부자 손님이 와서 일년동안 신어도 변하지 않는 튼튼한 구두를 주문합니다. 그런데 천사 미가엘이 보니 그의 뒤에는 이미 죽음의 사자가 와 있습니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 마차사고로 죽을 운명이었던 겁니다.
어떻게 보면 모르는 것도 은혜입니다. 미래를 모르니 오늘 죄를 짓기도 하지만 내일을 알 수 없으니 오늘 모든 것을 다 주어 사랑하기도 합니다.
셋째,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가난한 엄마가 혼자서 쌍둥이를 낳다가 죽게 되었는데 함께 죽었으리라 생각했던 아기들이 예쁘게 자라서 몇년뒤 구두가게에 나타났습니다. 아기들의 기적같은 이야기를 들은 시몬의 아내는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아기들을 키우셨군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습니다.
사람들은 여러 관계 속에서 사랑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어떻게 보면 그 힘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것도 우리의 이기심의 한계를 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늘 죄의 영향가운데 살아가고 우리가 가진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 욕망의 한계에 갇혀 있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우리는 잘못된 시도를 합니다. ‘하나님 만이 채우실 수 있는 것’을 사람이나 사물, 생각으로 채우고자 하는 겁니다. 사랑은 하나님 만이 주실 수 있습니다(요일 4:8). 우리의 관계에서 타자가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면, 하나님께서 주실 것을 사람에게서 찾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행복을 빼앗기는 많은 이유가 뭘까요. 내 자신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 줄만한 힘을 사람에게 기대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힘까지도 그에게 양도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요한일서2:15-17).
사랑은 복음입니다. 나의 이기심 때문에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자신이지만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의 사랑’을 내 안에 두셨습니다. 씨줄 날줄 처럼 관계로 엮인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외부의 도움을 입고 또 도와주면서 살아갑니다. 그 사랑이 비록 부족하다 할지라도 그렇습니다. 성경은 그 근원을 하나님이라고 말씀합니다.
감사함으로 받고 감사함으로 사랑하십시오. 우리가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님을 배우고, 돌아올 보답을 기다리지 않고, 줌으로써 행복한, 보람이 있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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