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1

다윗왕이 나이가 많아 늙게 되자,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은왕의 모습을 신하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심히 아리따운 처녀아비삭을 후궁으로 들여 왕을 시중들게 하였지만, 왕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습니다.

70대 혼자 되신 아버지가 자주 가시던 반찬가게 아주머니와 연애를 하게 되었고 자녀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대를 하고 나섭니다. 이 때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나의 노년의 삶이 얼마나 무료한지 너희가 알기는 하니?’ 나이가 들어서 따뜻하지 않은 마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 한 마디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그 감정이 너무 복잡합니다.

2019년 봄 60세의 마돈나가 자신의 가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팬들은 환호했지만, 추잡스러운 노출증, 나잇값을 못한다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떤 네티즌은 우리 할머니는 절대로 저러지 않을걸요!’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마돈나 자신은 성폭행 당한 느낌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빅토르 위고와 피카소는 80세가 넘어서도 다소간 연애를 즐겼고, 17세기 유명한 팔츠 공작부인은 여성에게 몇 살쯤 욕망이 사라질까요?’라는 질문에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난 아직 80세 밖에 안 됐는데.’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냥 농담이라 하기에는 그 마음 안에는 헤아려 보아야 하는 진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년은 이중의 유토피아를 구현한다고 합니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죽음의 대기실이고 긍정적으로 보면 마침내 내면의 혼란과 성욕에서 자유로워지는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해질 녘 들판에 땅거미가 내려 앉듯이 감각의 평화가 내려 앉습니다. 아가씨의 젊음은 시들고 멋지던 청년의 몸에는 살이 붙습니다.

그렇더라도 숨에서 악취가 나고 뼈만 담아 놓은 자루같은 표현은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연애를 거절당한 어느 50대 중년 부인이 자신을 중앙 돛대가 부러져서 아무렇게나 주름지며 무너져 내리는 돛같다고 표현하는 것도 지나친 것 같고, 한물간 여배우가 색 바랜 사랑의 향기처럼 젊음을 꾸며내는 모습도 꼴불견입니다.

어제는 네 살배기 손자와 어머니날카드를 만들어 보았고, 큰아들은 오늘 마더스 데이 방문차올라온다고 합니다. 손자는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렸고, 아들들에게 아내는 이제 보호가 필요한 어머니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손자는 약사 엄마가 일이 치여서 파김치가 되어 퇴근해서는 갓난 동생에게 젖을 물려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얼마나 알 것이며, 장성한 아들들은 하루 12시간 손자를 돌보면서 할머니 역할에 지쳐 있는 그들의 엄마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있을까요?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46세의 남성이 젊고 예쁜 여성과 함께 있습니다. 밤이 되자 심판관들이 그 남자를 추격합니다. 왜냐하면 밤의 나라에서는 나이가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일단의 30대 그룹의 심판관들이 새벽 녘에 그를 따라잡았고 벼랑 끝에서 밀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들도 이미 진이 다 빠져서 어느새 노인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또 다른 젊은 심판관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기성세대를 바라본 경멸 반 연민 반의 그 눈빛으로 다음 세대가 우리를 바라볼 날이 곧 다가옵니다. 인생의 뼈아픈 교훈, 마침내 돌아오는 부메랑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멸시했던 바로 그들이 되어 버린 겁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면 세대들을 엮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따뜻하지 않은 마음그들의 내면의 고뇌와 회한들을 읽어낼 수 있는 감성이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의 엄마들이 24시간 서비스가 아님을, 그들의 마음도 별거, 재혼, 사생활, 여행 등으로 분주하고 나이가 들어도 함께 투쟁하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몸부림하는 용트림이 마음 깊은 곳에 화산처럼 존재함을 이해하는 마음. ‘마더스 데이가장 큰 선물이 될 겁니다.